종이 롤링페이퍼의 장점
- 손글씨의 온기. 글씨체, 눌러 쓴 자국, 지우고 다시 쓴 흔적까지 그 사람이 남습니다. 글꼴 열 가지로는 흉내 낼 수 없는 부분입니다. 악필조차 그 사람다워서 반갑습니다.
- 물건으로 남습니다. 서랍 정리하다 10년 전 롤링페이퍼가 나오는 경험은 종이만 줍니다. 파일은 찾아야 보이지만 종이는 우연히 눈에 띕니다.
- 쓰는 행위 자체가 의식이 됩니다. 펜을 들고 자리에 앉아 한 사람을 생각하며 쓰는 시간은 글 내용과 별개로 의미가 있습니다. 쓰는 사람도 그 시간을 기억합니다.
- 전달하는 순간이 있습니다. 건네고, 펼치고, 읽는 장면이 생깁니다. 링크를 보내는 것과는 무게가 다릅니다.
종이 롤링페이퍼의 단점
- 돌리는 데 시간이 걸립니다. 한 명이 쓰고 다음 사람에게 넘기는 구조라, 열 명이면 며칠, 서른 명이면 몇 주가 갑니다. 누군가 가방에 넣고 잊으면 거기서 멈춥니다.
- 한 명이 잃어버리면 끝입니다. 스무 명이 쓴 종이를 스물한 번째 사람이 버스에 두고 내리면 복구할 방법이 없습니다. 실제로 꽤 자주 일어나는 일입니다.
- 멀리 있는 사람은 못 씁니다. 유학 간 친구, 다른 지역으로 발령 난 동료, 지방에 계신 가족은 빠집니다. 우편으로 돌리는 건 현실적이지 않습니다.
- 고칠 수 없습니다. 오타도, 감정이 앞서서 쓴 문장도 그대로 남습니다. 자리가 좁아 앞사람 글에 겹쳐 쓰는 일도 생깁니다.
- 순서가 압박이 됩니다.내 차례가 오면 그 자리에서 바로 써야 합니다. 생각할 시간 없이 쓴 글은 대개 “축하해, 잘 지내”로 끝납니다.
온라인 롤링페이퍼의 장점
- 거리와 시간의 제약이 없습니다. 링크 하나로 해외에 있는 사람도 씁니다. 각자 편한 시간에 들어와 생각하고 고쳐 가며 쓸 수 있습니다. 참여율이 종이보다 확실히 높습니다.
- 동시에 씁니다. 순서를 기다릴 필요가 없어서 서른 명이어도 하루면 모입니다. 실시간으로 동기화되니 누가 지금 쓰고 있는지, 몇 장이 모였는지 바로 보입니다.
- 자기 글은 고칠 수 있습니다. 올리고 나서 오타를 발견해도, 더 좋은 문장이 떠올라도 같은 기기에서 다시 열어 수정하면 됩니다. 남의 글은 건드릴 수 없으니 실수로 망칠 염려도 없습니다.
- 이미지로 남습니다. 이미지 저장 버튼으로 전체를 PNG 한 장으로 받아 두면 잃어버릴 일이 없고, 참여한 모두가 한 장씩 가질 수 있습니다.
- 비용이 들지 않습니다. 회원가입도, 앱 설치도, 결제도 없습니다. 종이와 펜 값도 안 듭니다. 만드는 법은 여기에 있습니다.
온라인 롤링페이퍼의 단점
- 손글씨 맛이 부족합니다. 글꼴을 손글씨체로 바꿔도 그 사람 글씨는 아닙니다. 데스크톱에서는 펜으로 직접 그릴 수 있지만 마우스로 쓴 글씨는 종이 위 손글씨와 다릅니다. 이건 솔직히 종이를 못 따라갑니다.
- 링크를 관리해야 합니다. 링크를 아는 사람은 누구나 열람하고 쓸 수 있습니다. 깜짝 선물이라면 주인공이 있는 단톡방에 올리지 않도록 신경 써야 하고, 링크를 잃어버리면 다시 찾기 어렵습니다.
- 기기에 의존합니다. 휴대폰이나 컴퓨터가 있어야 쓰고 읽습니다. 어르신께 드릴 때는 링크만 보내면 안 열어 보실 수 있습니다. 화면에는 광고도 보입니다.
- 건네는 장면이 약합니다. 링크를 보내는 것으로 끝나면 받는 쪽도 스크롤 한 번 내리고 끝낼 수 있습니다. 전달 방식을 따로 고민해야 합니다.
- 영구 보관은 보장되지 않습니다. 무료로 운영되는 서비스라 언제까지나 남아 있다고 약속할 수 없습니다. 완성하면 이미지로 저장해 두는 것이 전제입니다.
상황별로 고른다면
- 같은 교실·같은 사무실, 열 명 이하 — 종이가 낫습니다. 돌리는 데 하루면 되고, 손글씨의 장점을 그대로 누립니다.
- 스무 명 이상 — 온라인이 낫습니다. 종이로 스무 명을 돌리면 마감이 밀리고 중간에 멈춥니다. 인원이 많으면 리스트형이 읽기 편합니다.
- 한 명이라도 멀리 있을 때 — 온라인입니다. 그 한 명이 가장 쓰고 싶어 하는 사람인 경우가 많습니다.
- 깜짝 이벤트 — 둘 다 가능하지만 온라인이 들킬 위험이 적습니다. 종이는 책상 위에 두고 다니다 들킵니다. 대신 링크 공유 범위는 확인해야 합니다.
- 어르신께 드릴 때 — 최종 전달은 종이가 낫습니다. 모으는 건 온라인으로 하더라도, 인화해서 손에 쥐여 드리세요.
- 시간이 사흘도 안 남았을 때 — 온라인입니다. 종이는 물리적으로 돌릴 시간이 없습니다.
- 퇴사·퇴임처럼 격식이 필요할 때 — 어느 쪽이든 되지만, 온라인으로 모아 출력해 액자에 넣으면 종이의 격식과 온라인의 참여율을 둘 다 가져갈 수 있습니다.
둘을 섞어 쓰는 법
실제로 제일 만족도가 높은 건 섞는 방식입니다. 모으는 건 온라인의 장점을, 전달은 종이의 장점을 가져옵니다.
- 온라인으로 모아서 인화해 건네기. 링크로 며칠 동안 모은 뒤 이미지 저장을 하고, 사진 인화나 A4 출력을 해서 카드처럼 전달합니다. 멀리 있는 사람의 글도 종이에 담기고, 건네는 장면도 생깁니다. 자세한 방법은 출력·인화하기에 있습니다.
- 종이로 쓴 것을 사진으로 찍어 스티커로 붙이기. 손글씨를 꼭 남기고 싶은 사람은 종이에 써서 사진을 찍고, 캔버스형의 스티커 추가로 그 사진을 올리면 됩니다. 스티커는 5MB 이하 이미지 파일이면 무엇이든 붙일 수 있어서, 손편지 사진도 캔버스 위에 포스트잇과 나란히 놓입니다. 다만 데스크톱에서 찍은 사진을 옮기는 것보다 휴대폰에서 바로 올리는 편이 빠릅니다.
- 자리에서는 종이, 못 온 사람은 온라인. 송별회 자리에서 종이 카드를 돌리고, 그날 못 온 사람들 몫은 온라인으로 받아 출력해서 카드에 끼워 넣습니다.
- 종이를 먼저 주고 온라인은 나중에. 당일에는 종이 카드를 건네 장면을 만들고, 며칠 뒤 온라인 롤링페이퍼 이미지를 보내면 감동이 두 번 옵니다.
이런 점은 주의하세요
- 온라인으로 한다고 종이의 습관까지 버리지 마세요. 마감을 정하고, 주최자가 먼저 쓰고, 전달하는 순간을 만드는 건 종이 롤링페이퍼에서 배운 것들이고 온라인에서도 똑같이 통합니다.
- 손편지 사진을 스티커로 올릴 때는 글씨가 읽히는지 확인하세요. 작게 찍힌 사진은 캔버스에서 더 작아집니다. 붙인 뒤 모서리를 끌어 크기를 키우거나, 글씨 부분만 잘라서 올리는 편이 낫습니다.
- 온라인은 링크를 아는 사람이 전부 볼 수 있다는 점을, 종이는 한 권뿐이라 잃어버리면 끝이라는 점을 각각 기억하세요. 어느 쪽을 고르든 약점은 있습니다.
- 온라인으로 만들었다면 완성 직후에 이미지로 저장하세요. 종이를 잃어버리는 것과 파일을 안 남기는 것은 결과가 같습니다.